내 음악 리뷰들 24

1963 발칙한 혁명 - 로빈 모건,아리엘 리브 지음/김경주 번역

1963년도 전후에 문화업계에서 제일 잘 나갔던 유명인들이 당시의 상황에 대한 기억을 얘기하는 인터뷰 책이다. 부제가 “비틀스, 보브컷, 미니스커트 거리를 바꾸고 세상을 뒤집다”인데 당시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새 문화가 주된 논의 대상이고, 1963년도 직전부터 그 해까지를 자세하게 다룬다. 음악 쪽에서는 키스 리차드, 에릭 클랩튼, 빌 와이먼 같은 사람들까지 인터뷰를 하고,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크리스트가우의 인터뷰도 있어서 좋았다. 다만 책 자체가 인터뷰로만 이루어져 있고,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조각내서 시기로 나누어진 챕터마다 여러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챕터 별로 등장 인물이 다른 건 아님. 처음 등장한 사람이 끝까지 계속 나옴), 이게 따로 이루어진 인터뷰들이 모아진 거다 보니까..

힙합 에볼루션 - 다비 휠러,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itle/80141782 IMDB 페이지 Hip Hop Evolution, Darby Wheeler 넷플릭스 제작의 4회차짜리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한 회당 45분 내외로 총 3시간동안 쿨 허크의 파티에서부터 닥터 드레의 크로닉 발표까지 힙합신에서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쭉 훑어준다. 본국의 산증인들이 나와서 진짜 자신들이 겪었던 힙합 음악의 역사에 대해서 들려주니 명쾌하고 보는 맛이 있었다. 그 당사자 분들이 되게 입담도 있고 건강해 보이는 게 되게 인상적이었다. 릭 루빈이나 닥터 드레 같은 슈퍼스타들은 인터뷰를 해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쿨 허크, 아프리카 밤바타, 아이스 큐브, RUN DMC멤버들, 데프잼의 전 사장, 이런 사람들의 출연만으..

줄리아 홀터 내한공연, 15/12/01, 레진코믹스브이홀 Julia Holter Live in Seoul

이 공연을 관람한지도 벌써 14개월이 넘게 지났구나. 그 해에 음악매체들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인디 아티스트가 내한한다길래, 그리고 싱글컷된 곡은 평소에 많이 들었기에 공연 가봤었다. 공연은 꽤 탄탄하고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바로크 팝과 아트락 사이 어딘가의 음악을 들려줬고, 후반부에 연주도 좋았다. 밴드 구성이 보컬-키보드, 스틱 베이스, 비올라, 드럼 이렇게 4인 구성이었는데 스틱 베이스 아저씨 간지 났음... 사실 이 음악가의 당시 앨범 Have You in My Wilderness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앨범으로서는 좀 지루한 면이 있다고 생각해서. 하지만 라이브에서는 정말 빛나는 곡들이었다. 다만 런닝타임이나 구성이 조금 단촐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래도 잘나가는 해외 뮤지션 홍대 콘서..

David Bowie - Blackstar (2016)

올해 제일 많이 들은 앨범이다. 그러니까,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유럽의 전후 세대가 이뤄내고 만들어낸 수많은 것들이, 여전히 지금 이 세상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내 또래들은 이 세대가 이뤄놓은 물적, 정신적 토대 기반 위에서 태어났고 자라났지만, 결국 시간은 흘러가고 이 세대는 늙어가고 세상에서 퇴장을 준비하는 중인데 그런 상황 속에서 데이빗 보위와 그의 동료들은 이 음반을 발표한 것 아닐까. 나는 그동안 이 음악가의 흔적들을 몇 장의 음반을 들으며 불성실하게 뒤쫓던 학생이었고, 한편으로는 이 음악가의 최신 소식들을 짤막하게나마 들었고, 새 음악들을 접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몇 곡이 미리 발표된 후에 이 음반이 발표됐고, 이틀 후에 데이빗 보위는 사망했다. 나는 서울의 몇 군데 동네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