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악 리뷰들/앨범 4

백예린 - Every letter I sent you(2019)., ★★★

추천곡: Datoom, Square(2017) 퇴근길 기차소리로 시작해서 수많은 사랑 노래들이 흘러나오는 이 음반은 백예린 씨가 2019년 최고의 한국 앨범이었던 Our love is great가 발매된 지 9개월 만에 발표한 더블 앨범이다. 이 앨범은 백예린 씨가 대한민국 최고 연예 기획사 중 한 곳인 JYP에서 독립해 직접 레이블을 설립한 후 발표한 앨범이기도 한데, Every letter I sent you.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동안 정식으로 발표하지 못했던 곡들이 많이 수록되었다. 노래 두 곡을 제외하면 전부 영어 가사로 되어 있는 이 앨범의 영어 가사에는 사소한 단점이 있다.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한 듯한 문장 구조와 영어 단어집에서 나온 듯한 어휘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하고..

백예린 - Our love is great (2019), ★★★★

이 EP를 2019년에 안 듣고 지나갔었는데, 내 실수였다. 이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했다고 하던데 적절한 수상이었던 것 같다. 어느 해에 나왔어도 그 해 한국 최고의 음반이 되었을만한 앨범이다. 백예린 씨는 이 앨범을 통해서 또래의 특정 집단 대표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된 것 같다. 90년대 후반생들이 2010년대에 10대 시절을 거치고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며 보고 느꼈을 것들을 백예린 씨가 노래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2010년대는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인 진화로 하드웨어적으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트위터, 인스타, 핀터레스트 같은 각종 sns와 무제한 스트리밍 음원 사이트, 무제한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90년 대생들은 역사상 그 ..

1분기에 들은 앨범들 몇 가지

개인적으로 작년 말부터 생활이 굉장히 편해져서 올해에는 평온한 상태에서 여러 앨범들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애플 뮤직을 미국 계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 서비스가 물건이더라. 국내 음원 사이트나 음반 매장에서는 구하기가 힘들고, 해외 직구를 고민 중이던 앨범들을 편리하게 들을 수 있어서 지난 몇 년간에 제일 여러 앨범들을 들을 수 있는 기간이었다. 그 중에 지금 생각나는 앨범들 몇 가지 정리하려 한다. Mac Demarco, 작년인가 재작년에 내한 공연도 했던 인디 락 음악가다. 설명글들 보면 70년대 AOR에 기반한 음악을 한다는데, 과연 그렇다. 앨범은 수록곡도 11곡 남짓 정도 되고, 곡들의 러닝타임도 짧다. 편안하고 안전한 연주 속에서 가수는 자신만의 가사를 읊조린다. 이게 설명만 들어보..

David Bowie - Blackstar (2016)

올해 제일 많이 들은 앨범이다. 그러니까,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유럽의 전후 세대가 이뤄내고 만들어낸 수많은 것들이, 여전히 지금 이 세상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내 또래들은 이 세대가 이뤄놓은 물적, 정신적 토대 기반 위에서 태어났고 자라났지만, 결국 시간은 흘러가고 이 세대는 늙어가고 세상에서 퇴장을 준비하는 중인데 그런 상황 속에서 데이빗 보위와 그의 동료들은 이 음반을 발표한 것 아닐까. 나는 그동안 이 음악가의 흔적들을 몇 장의 음반을 들으며 불성실하게 뒤쫓던 학생이었고, 한편으로는 이 음악가의 최신 소식들을 짤막하게나마 들었고, 새 음악들을 접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몇 곡이 미리 발표된 후에 이 음반이 발표됐고, 이틀 후에 데이빗 보위는 사망했다. 나는 서울의 몇 군데 동네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