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악 리뷰들/책과 영화, 다큐멘터리 12

서구 문명의 몰락 - 페넬로페 스피리스, 1981, ★★★

1981년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당시 LA의 펑크 락 씬을 다룬 영화다. 공연 영상과 밴드 멤버들, 팬들, 매니저들, 클럽의 운영자들, 음악 잡지 기고자들과 편집자까지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영화 단 두 편 만으로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비교를 해보자면, 뉴욕 펑크씬을 다루는 이 예술 교육과 기성 언론과 예술계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면(형식도 극영화이며, 주제도 피상적이다), 에서 LA 펑크씬을 다루는 방식은 더 자유롭고, 주제도 현실적이다. 그런데 밴드들의 노래가사 내용은 또 에서의 밴드들이 더 피상적이고, 은 오히려 단순하다. 재밌는 부분이다. 당시 펑크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관객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펑크씬의 다양한 관계자들과, 어..

블랭크 제너레이션 - 울리 롬멜, 1980, ★★★

블랭크 제너레이션은 70년대 말 뉴욕 펑크씬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클럽 CBGB에서 공연을 하는 펑크밴드의 보컬과 프랑스 출신 기자의 격정적인 연애사가 중심 줄거리다. 영화는 예술과 현대 대중문화에 대한 잠언들과, 당시 뉴욕의 펑크 음악, 그리고 앤디 워홀의 아우라로 채워졌다.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들을 다루지만, 영화 자체가 고유한 통찰력이나 개성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시 뉴욕의 펑크 씬에 대한 동경심이나 애정이 있는 사람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로슈포르의 연인들 - 자크 드미, 1967

현재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에서는 화룡음정: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라! 라는 제목으로 뮤지컬 영화들을 상영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https://www.koreafilm.or.kr/cinematheque/programs/PI_01037 나는 오늘 오후 2시에 상영한 을 보고 왔다. https://www.koreafilm.or.kr/movie/PM_006778 이 영화는 재작년(벌써 재작년이 되어버렸다)에 서울아트시네마가 낙원상가에서 마지막으로 상영한 영화이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마지막 상영 때는 안 봤고, 그 직전 상영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었다. 그 때 이 영화가 참 아릅답고 좋은 영화라 생각해서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유투브로 이 영화의 음악도 다시 찾아 듣고 그랬었다. 이 ..

데드 맨 - 짐 자무쉬, 1995

이번 주에 서울 아트시네마에서는 짐 자무쉬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http://www.cinematheque.seoul.kr/ 화요일에 “천국보다 낯선”과 “데드 맨”을 상영하며 시작했다. “천국보다 낯선”은 일찍 상영해서 보지 못 하고, 저녁에 “데드 맨”을 관람하고서 집에 왔다. 민망하지만 사실 그동안 짐 자무쉬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 했었고, 데드 맨이 내가 관람한 첫 번째 짐 자무쉬의 영화이다. 영화는 전통적인 고전 영화들의 관습, 전통 등을 대놓고 인용하고 비틀어가는 영화였다. 비슷한 시기에 벡이 락음악에 대해서 해낸 작업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이 영화만큼 짓궂지는 않지만 최근에 본 영화 “문라이트”도 이런 식의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는데, “문라이트”에 비해서 이 영화는 너무 지적이고 우아..

키스 리차드:언더 인플루언스 - 모건 네빌,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title/80066798 http://www.imdb.com/title/tt4900018/ 원제:Keith Richards: Under the Influence, Morgan Neville 넷플릭스 오리지날 다큐멘터리로, 키스 리차드의 23년만에 나온 세 번째 솔로 앨범 Crosseyed Heart가 발매되던 날 발표되었다(첫 상영은 토론토 국제 영화제였다고 한다). 길이는 1시간 22분이고 키스 리차드가 인생과 음악 이야기를 하고, 동료 음악인들을 만나고, 앨범 녹음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이사이에 예전 스톤즈 활동과 선배 음악인들의 자료 화면들도 볼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소품격의 작품으로 특별히 새로운 정보가 있다거나, 중요한 사건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