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3

미드 90 - 조나 힐, 2019, ★★★★

미드 90은 90년대 중반 LA에서 12살 소년이 스케이트 보드 문화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이다. 각본과 감독 역할을 동시에 맡은 조나 힐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영화라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 나오는 자동차와 패션과 음악을 보면 정말 많은 정성과 추억이 담긴 영화라는 사실이 느껴진다. 노래 선곡은 조금 아쉽지만 괜찮은 편이다. 사춘기 소년들의 감성과 생각(나는 알 것도 다 알고 어른들도 우습지만 정작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남성 집단에서 서열로 인해 벌어지는 미묘한 신경전, 가족의 문제 같은 것들도 잘 묘사가 돼 있다. 여성 묘사는 아쉽다. 감독이 본인의 소년 시절을 회상하며 찍은 영화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겠다 싶기도 하다만. 힙합과 거리 문화에 대한 동경이나 애정이 있는 사람이 ..

서구 문명의 몰락 - 페넬로페 스피리스, 1981, ★★★

1981년도에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당시 LA의 펑크 락 씬을 다룬 영화다. 공연 영상과 밴드 멤버들, 팬들, 매니저들, 클럽의 운영자들, 음악 잡지 기고자들과 편집자까지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영화 단 두 편 만으로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비교를 해보자면, 뉴욕 펑크씬을 다루는 이 예술 교육과 기성 언론과 예술계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면(형식도 극영화이며, 주제도 피상적이다), 에서 LA 펑크씬을 다루는 방식은 더 자유롭고, 주제도 현실적이다. 그런데 밴드들의 노래가사 내용은 또 에서의 밴드들이 더 피상적이고, 은 오히려 단순하다. 재밌는 부분이다. 당시 펑크 음악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관객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펑크씬의 다양한 관계자들과, 어..

블랭크 제너레이션 - 울리 롬멜, 1980, ★★★

블랭크 제너레이션은 70년대 말 뉴욕 펑크씬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다. 클럽 CBGB에서 공연을 하는 펑크밴드의 보컬과 프랑스 출신 기자의 격정적인 연애사가 중심 줄거리다. 영화는 예술과 현대 대중문화에 대한 잠언들과, 당시 뉴욕의 펑크 음악, 그리고 앤디 워홀의 아우라로 채워졌다. 이렇게 흥미로운 소재들을 다루지만, 영화 자체가 고유한 통찰력이나 개성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시 뉴욕의 펑크 씬에 대한 동경심이나 애정이 있는 사람은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