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악 리뷰들/앨범

David Bowie - Blackstar (2016)

새로운필명 2016. 7. 28. 00:15

 올해 제일 많이 들은 앨범이다. 그러니까,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유럽의 전후 세대가 이뤄내고 만들어낸 수많은 것들이, 여전히 지금 이 세상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내 또래들은 이 세대가 이뤄놓은 물적, 정신적 토대 기반 위에서 태어났고 자라났지만, 결국 시간은 흘러가고 이 세대는 늙어가고 세상에서 퇴장을 준비하는 중인데 그런 상황 속에서 데이빗 보위와 그의 동료들은 이 음반을 발표한 것 아닐까. 나는 그동안 이 음악가의 흔적들을 몇 장의 음반을 들으며 불성실하게 뒤쫓던 학생이었고, 한편으로는 이 음악가의 최신 소식들을 짤막하게나마 들었고, 새 음악들을 접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몇 곡이 미리 발표된 후에 이 음반이 발표됐고, 이틀 후에 데이빗 보위는 사망했다. 나는 서울의 몇 군데 동네를 오가며 생활을 하는데 그와중에 이어폰을 끼고 이 음반을 들었다. 또, 이전 앨범들도 찾아서 들었다. 결국 이 예술가의 삶과 작품들과 나의 삶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고, 이 간격은 앞으로도 크게 좁혀지진 않을 것 같다. 물론 앞으로 이 사람의 삶에 대해서 더 알아볼 것이고, 음악들도 들어볼 것이지만, 예술이란 건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다. 하여튼 나는 올해 이 음반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