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악 리뷰들 24

열정 - 장 뤽 고다르, 1982, ★★★★

제목: 열정 감독: 장 뤽 고다르 개봉일: 1982년 5월 26일 길이: 88분 언어: 프랑스어 A beautiful and masterful film with no rule (이 영화는 리뷰 없이 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추천하는데, 보실 생각이 있으시면 이 리뷰는 안 읽으시는 것을 권유하고 싶습니다. 다 감상하신 후에 제 리뷰를 보시면서 본인과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해 보시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표면상 영화 만들기에 관한 영화인 은 작품 속 주인공인 영화감독 Jerzy처럼 고다르 역시 “스토리”를 포기한 영화이다. 자크 리베트의 걸작 이나 페데리코 펠리니의 같은 창작에 관한 영화에서는 고뇌하는 창작자들도 플롯의 일부이지만, 이 영화는 작품 속 창작자의 고민이..

비브르 사 비 - 장 뤽 고다르, 1962, ★★★

제목: 비브르 사 비 감독: 장 뤽 고다르 개봉일: 1962년 8월 28일 길이: 80분 언어: 프랑스어 1960’s Godardesque film 는 좋은 영화지만 감정적으로 설득되는 영화는 아니었다. 이 영화는 내가 막연히 생각하는 초기 고다르 영화의 전형에 해당하는 영화였다. 흑백 표준화면에서 특이한 촬영과 편집이 진행되고, 문학과 철학, 고전 영화에 대한 애정이 묻어 나오며, 젊고 아름다운 배우들과 황량한 무대인 도시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된 플롯의 내러티브가 별로 설득적이지 못했고, 도중에 나오는 장면들과 대사도 나에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수잔 손택은 이 영화를 호평했다고 하고, 당시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그 해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객들을 이끌었다고 하는데, ..

백예린 - Every letter I sent you(2019)., ★★★

추천곡: Datoom, Square(2017) 퇴근길 기차소리로 시작해서 수많은 사랑 노래들이 흘러나오는 이 음반은 백예린 씨가 2019년 최고의 한국 앨범이었던 Our love is great가 발매된 지 9개월 만에 발표한 더블 앨범이다. 이 앨범은 백예린 씨가 대한민국 최고 연예 기획사 중 한 곳인 JYP에서 독립해 직접 레이블을 설립한 후 발표한 앨범이기도 한데, Every letter I sent you.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동안 정식으로 발표하지 못했던 곡들이 많이 수록되었다. 노래 두 곡을 제외하면 전부 영어 가사로 되어 있는 이 앨범의 영어 가사에는 사소한 단점이 있다.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한 듯한 문장 구조와 영어 단어집에서 나온 듯한 어휘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어색하기도 하고..

백예린 - Our love is great (2019), ★★★★

이 EP를 2019년에 안 듣고 지나갔었는데, 내 실수였다. 이 앨범은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했다고 하던데 적절한 수상이었던 것 같다. 어느 해에 나왔어도 그 해 한국 최고의 음반이 되었을만한 앨범이다. 백예린 씨는 이 앨범을 통해서 또래의 특정 집단 대표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된 것 같다. 90년대 후반생들이 2010년대에 10대 시절을 거치고 20대 중반의 나이가 되며 보고 느꼈을 것들을 백예린 씨가 노래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2010년대는 디지털 기술의 폭발적인 진화로 하드웨어적으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고 소프트웨어적으로는 트위터, 인스타, 핀터레스트 같은 각종 sns와 무제한 스트리밍 음원 사이트, 무제한 스트리밍 동영상 서비스들이 등장하며 90년 대생들은 역사상 그 ..

트래비스 스캇 포트나이트 공연, 2020년 4월 26일, ★★★★

트래비스 스캇이 포트나이트 게임 속에서 공연을 했다. 사전에 공지되었던 시간에 게임에 접속해서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수십 명의 플레이어와 같은 방에 모인 후 게임 속에서 콘서트를 즐길 수 있었다. 나도 직접 접속해서 이 콘서트에 참여했는데, 내 게이밍 생활 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카니예 웨스트는 몇 차례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아키라가 자신에게 평생에 걸친 영감의 원천이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트래비스 스캇 역시 원피스를 비롯한 일본 만화들에 대한 애정을 여러 차례 고백한 바 있다. 유튜브를 보다보면 비디오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흑인들의 영상이나 댓글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이런 서브컬쳐도 미국 흑인들 문화의 일부가 되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다(그러고보면 오뉴블에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