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음악 리뷰들/책과 영화, 다큐멘터리

데드 맨 - 짐 자무쉬, 1995

새로운필명 2017. 4. 5. 01:03

 이번 주에 서울 아트시네마에서는 짐 자무쉬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http://www.cinematheque.seoul.kr/ 화요일에 “천국보다 낯선”과 “데드 맨”을 상영하며 시작했다. “천국보다 낯선”은 일찍 상영해서 보지 못 하고, 저녁에 “데드 맨”을 관람하고서 집에 왔다. 민망하지만 사실 그동안 짐 자무쉬의 영화를 한 편도 보지 못 했었고, 데드 맨이 내가 관람한 첫 번째 짐 자무쉬의 영화이다. 영화는 전통적인 고전 영화들의 관습, 전통 등을 대놓고 인용하고 비틀어가는 영화였다. 비슷한 시기에 벡이 락음악에 대해서 해낸 작업이 생각나는 영화였다. 이 영화만큼 짓궂지는 않지만 최근에 본 영화 “문라이트”도 이런 식의 영화였다고 할 수 있겠는데, “문라이트”에 비해서 이 영화는 너무 지적이고 우아하달까, 영화가 작가의 삶에서 나온 그런 종류의 작품이 아닌 것 같았고, 잘 만들었지만 이제 와서 보기에는 좀 나이가 든 게 보이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세기말에 선진국에서 백인 대학생들이 즐겼을 법한 영화로 나에게 보였다는 것이다.


 내가 이 영화에 대한 짧은 감상평을 이 블로그에 남기는 이유는 영화 음악을 닐 영 혼자서 담당했기 때문이다. 영어 위키피디아에서는 닐 영이 스튜디오에서 이 영화를 혼자 보면서 사운드트랙을 녹음했다고 하더라. 닐 영이 담당했던 사운드트랙의 일부는 유투브에서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직접 보니 과연 닐 영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었다. 좀 과한 것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이 정도면 뭐.



 그래서 이 영화는 잘 만든 건 알겠는데 내 취향은 아닌 그런 영화였어서, 이번 주 남은 기간동안 상영하는 다른 짐 자무쉬 영화들도 열정적으로 찾아서 볼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시간 남으면 한두 편씩 챙겨 봐야지. 저번주까지 했던 클로드 샤브롤전에 거의 가지 못 했던 게 후회되고 다음주부터 한다는 에릭 로메르 회고전을 많이 기대하는 중이다.